박경준 동국대 명예교수가 《불교학의 사회화 이론과 실제》를 펴냈다. ‘삶의 예술로서의 응용실천불교학’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40여 년에 걸쳐 저자가 고민하고 실천해 온 학문적 화두에 대한 스스로의 응답이자 학자로서 삶의 발자취이다. 사실 우리 학계에 응용불교, 실천불교라는 개념이 학문 분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토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은 동아시아 불교전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논서이다. 《기신론》이 등장한 6세기 중반 이래 수많은 동아시아 불교 사상가들은 이 논서에 주목해 왔고, 21세기에 이른 지금에도 이 논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기신론》이 이처럼 장구한 세월 동안 불교 사상가들 및 학자들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신종교(新宗敎)란 새로 일어난 종교라는 뜻으로 유사종교 · 사교(邪敎)라는 표현에 반하여 비교적 건전한 종교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신종교는 신흥종교라고도 한다. 이때 ‘새롭다’라는 것은 상대적 개념이므로 고정된 기준을 설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성종교보다 역사가 짧기 때문에 교리의 정교화, 종교의례의 제도화, 교단조직
저자소개 : 정효구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학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상상력의 모험 : 80년대 시인들》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일심(一心)의 시학,
과학기술이 발달하기 전 옛날에는, 물방울 하나에도 무수히 많은 생명이 있다거나 우주에 삼천대천의 큰 세계가 있다는 말씀들이 모두 중생을 위해 꾸며낸 설명 방편일 뿐 사실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법하다. 현미경과 망원경이 등장해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옛날에 어떻게 이런 놀라운 사실들을 아셨을까 감탄을 자아내게 되었고,
독일 출신 아날라요 스님✽의 《자비와 공(空)-초기불교 명상 수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불교의 핵심 개념인 자비와 공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붓다의 초기 설법 가운데 자비와 공이라는 주제와 연관된 부분을 빨리 경전, 한역 아함경, 산스끄리뜨 경전과 티베트 경전에서 내용을 발췌해 친절하게 비교 ・ 검토해 독자의 이해를
붓다의 사유(思惟)를 좇다깨달음을 얻은 각자(覺者)이자 불교의 개조(開祖)인 붓다는 2,6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위대한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그 위대함이 주는 종교적 상징성 때문에 많은 사람은 붓다를 신비주의의 시선으로 바라보곤 한다.초기불교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곰브리치의 불교 강의》의 저자 리처드 곰브리치 박사는 먼저 독자들
《불교교육론》은 붓다고사의 《청정도론》을 근거로 하여 초기불교와 남방 테라바다 불교의 교육이론을 조명한 종교 교육학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한국불교의 통(通)불교적 성격이 크게 작용하였다. 역사적으로 우리의 불교는 중국에서 더욱 많은 종으로 분파된 불교를 받아들였다. 한국불교는 여러 종파로 나뉜 불교를 수용함에 따른 혼선을 피하고 부처
참 오래된 문제 제기, “대승은 불교가 아니다.”대승 경전들이 비불설이라는 주장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학술 논쟁의 대상이 된 것은 일본의 도미나가 나카모토(富永仲基, 1715~1746)가 《출정후어(出定後語)》(1745)에서 ‘불교 경전은 시대를 거치면서 성립했고 단순한 것에 복잡한 것들이 덧붙여지면서 발생했다.&rs
초기불교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뜨겁다. 빨리어(Pāli)로 작성된 4부(四部) 니까야(Nikāya)가 이미 완역되었고, 《법구경》이라든가 《숫따니빠따》 등 소부(小部)에 속한 경전들도 막바지 번역 작업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문본(漢文本)에 근거한 《잡아함경 강의》는 앞다투어 출간되고 있는 빨리어 경전들에 비추어 눈여겨볼
국어사전에 따르면 의례는 “어떤 행사를 치르는 법식이나 정해진 방식에 따라 치르는 행사”라고 되어 있다. ‘행사의 설행’이라는 목적성과 ‘법식’ 또는 ‘정해진 방식’이라는 형식성에 초점을 둔 정의이다. 실제로 많은 학자가 의례의 중요한 특징으로 반복성(repetition)
1. ‘불교음식학’ 범주의 정립을 시도하는 《불교음식학》 적당한 때에 세상에 나왔다. 지난 몇 해 동안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음식이었으며 여전히 그러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더 좋은 음식을 더 나은 방식으로 먹으라.”는 거의 시대적인 명령이 사람들로 하여금 음식을 생각하고 그에 대한 글과 방송을 찾아
새로 나온 책을 소개 · 평가하는 글을 쓰는 것은 두 가지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대개 ‘아주 훌륭한 책, 진즉에 세상에 꼭 나왔어야 할 책’이라며 칭찬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주 가끔 ‘이런 책을 왜 써서 종이를 허비하고 환경을 망가뜨리느냐?’며 혹평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극찬만 받는 쪽보다 혹평
최근 십여 년 사이에 미국불교를 소개하는 글들이 신문기사, 학술논문, 단행본, 번역서 등등 다양한 형식으로 대중에게 선보였다. 덕분에 우리에게도 ‘미국불교’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 되었다. 동시대 미국불교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처음에는 한국불교의 우수성을 과시하는 데서 시작되었지만 최근 들어 한국불교의 변화를 모색하는 사람
100%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학자들의 글쓰기에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을 다룬 글(성과)을 관련 분야의 사람들끼리만 나누어 읽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중적 글쓰기에 익숙한 기자 등 이른바 ‘글쟁이’들은 대중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은 어
1. 들어가며 20세기 전후의 동아시아 사회는 엄청난 격동의 시기였다. 서구 열강의 힘에 의해 국가의 운명이 좌우되던 때였으므로,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그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동아시아의 중심을 자처하던 중국이 서양과의 조우에서 연이은 패배와 수모를 겪게 된 이후, 중국은 더 이상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이 본받을 만한 모델이 될 수 없었다. 동아시
인연의 고리 필자와 김광식 교수의 인연은 참 오래되었다. 그 인연의 연결 고리에는 지금 동국대 총장으로 봉직하는 보광당 한태식 교수가 계신다. 보광 스님의 전공 영역은 불교학계가 이미 알고 있다시피 정토학인데, 스님은 1988년 ‘한국정토학회’를 결성했다. 이 학회에서는 1998년부터 매년 2회씩 《정토학연구》라는 학술지를 발간하고 있
미래세대를 위한 더 깊은 민주주의: 생태민주주의 어떠한 생물일지라도 약하거나 강하고 굳세거나, 그리고 긴 것이건, 짧은 것이건, 중간치건, 굵은 것이건, 가는 것이건, 또한 작은 것이건, 큰 것이건,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살고 있는 것이나,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나, 살아 있는 모든 것은
한 인물의 삶이 그 시대의 치열한 변화를 나타낸다면, 그래서 바람직한 지성의 길을 걸었다면, 그 자취를 찾는 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오늘날의 눈으로 전통시대를 판단하는 것은 인식 기준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얼개만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고려 후기 격변기를 살았던 일연(一然, 1206~1289)에게서 그런 길을 걸었던 지성인의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 벨 훅스는 페미니즘을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에 입각한 폭력, 억압, 착취를 종식시키는 운동’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페미니즘은 근본적으로 ‘성’ 자체가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하기 때문에 훅스의 정의가 페미니즘을 온전히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