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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한글도 못 알아들으시오?” 며칠 전 국정감사 현장에서 한 국회의원이 그 앞에 선 증인을 향하여 큰 소리로 호통치며 한 말이다. 이 장면을 텔레비전 뉴스에서 본 나는 깜짝 놀랐다. 눈으로 보는 문자인 한글을 어떻게 귀로 알아듣는다는 말인가? 이렇게 ‘한글’을 ‘한국어’와 동의어로 잘못 알
사색과 성찰
이준
2014.12.0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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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천 년 수도라는 교토(京都). 매년 5천만 명의 사람들이 발을 들인다는 그곳을 처음 찾아간 것은 25년 전의 여름이었다. 처음 갈 때만 해도 많은 것을 기대했는데 정작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단 한 가지, 정말 미치도록 더웠다는 것뿐이었다. 일본의 여름이라는 것이 어찌나 맹렬한지 나는 그만 더위를 먹고 길바닥에서 정신을 놓아버린 것이다. 다행히 큰일이
사색과 성찰
김인숙
2014.12.0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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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자는 아니지만 산사(山寺)를 즐겨 찾는다. 산행을 하다가 만난 암자나 사찰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마음이 울적할 때면 집 가까이 있는 산사를 자주 찾아가곤 한다.푸른 숲에 묻힌 오래된 절의 기와지붕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평화롭고, 계곡을 은은히 울리며 밀려오는 범종 소리를 듣는 것도 마음이 편안하다. 절의 산문(山門
사색과 성찰
임보
2014.12.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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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그리움이/ 고요히 젖는 이 밤// 한결 외로움도/ 보배냥 오붓하고// 실실이/ 푸는 그 사연/ 장지 밖에 듣는다— 이영도 〈비〉 전문비 내리는 밤, 허전한 마음에 사로잡힐 때면 이영도 선생님의 작품 〈비〉를 떠올리고는 한다. 단정히 빚어 올린 긴 머리, 단아한 한복 차림, 다정다감한 음성이 귓전을 울리며 그리움에 젖게 하는 것이다. 선생님을
사색과 성찰
한분순
2014.12.0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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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코미디 프로 ‘개그콘서트(개콘)’를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프로에는 ‘큰 세계’라는 코너가 있다. ‘큰 세계’는 제일 뚱뚱한 사람이 최대의 대우를 받는 세계이다. 얼마나 많이 먹는가, 얼마나 악착같이 먹으려 하는가가 사람의 우열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사색과 성찰
류성민
2014.12.0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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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자 막스 뮐러(Max F. Muller, 1823~1900)는 괴테가 “하나의 언어만 아는 사람은 아무 언어도 모른다.”라고 한 말을 빌려 “하나의 종교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금언을 남겼다. 뮐러는 성경의 《창세기》에 태초에 하나님의 말씀―언어가 있었다는 것에 영감을 얻어 ‘언어&rs
사색과 성찰
권성훈
2014.09.0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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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하고도 3개월을 살고 있다. 이곳 광교에서. 지난해 6월, 5년 4개월 동안 살던 광주시 퇴촌을 등지고 이주민 택지지구에 둥지를 틀 때만 해도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 소란의 정도가 인간의 인내력을 실험하는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과장을 조금 섞으면 해가 뜨기도 전에 건물 공사는 시작됐다. 4층 높이의 소위 ‘아시바(비계(飛階), scaf
사색과 성찰
최정용
2014.09.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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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평생에 한 번은 불문에 들어 수행하는 나라 라오스.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나라 라오스. 오래전부터 그곳을 가기로 해놓고도 내 안에 든 신마(身魔)로 인해 한동안 미뤄야만 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짐을 꾸리고 비행기에 올랐다. 내 그림책 《사라진 벌들을 찾아 나선 꿀벌구조대》가 라오어로 번역돼 나와 그곳의 한국계 기업인 랑상 미디어의 초청
사색과 성찰
강만수
2014.09.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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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유차 천지현격(毫釐有差 天地懸隔)’이라는 말이 있다.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나면 하늘과 땅 사이처럼 멀어진다’는 뜻이다. 젊은 시절 화계사 선방에서 읽은 《신심명》에 나오는 구절이다. 필자는 늘 이 구절을 마음의 경계로 삼고 살아간다. 터럭과도 같은 한순간의 판단이 엄청난 결과를 불러온다는 말이다. 한순간의 마
사색과 성찰
고명수
2014.09.0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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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는 스펙(spe-cification)이란 단어를 많이 쓴다. 취업 준비생들의 출신 학교, 학점, 토익 점수, 자격증 소지 여부 등을 뜻하는 말로, 외적 조건의 총체인 셈이다. 그런데 이 뜻이 원래 영어로는 사람에게 쓰는 단어가 아니라 기계의 설명서, 규격, 기준과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 ‘car spec’을 입
사색과 성찰
박수빈
2014.09.0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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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대부터 숭불참배로 맥을 이어 온 가문에서 자랐다. 덕분에 대학 시절에 통도사 극락암 삼소굴에서 경봉(鏡峰) 스님의 법문을 들었고, 범어사에서 동산(東山) 스님을 뵙고 점심공양도 함께했다. 나는 이러한 기억을 큰 자랑으로 알고 살아왔다. 대학을 마치고는 50여 년 가까이 교직 생활을 했다. 그 사이 어른들이 하던 대로 원근의 사찰을 찾아 법문을 듣거나
사색과 성찰
조완규
2014.09.0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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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자이자 독실한 불자인 김종서 박사님이 돌아가셨음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 마음속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이셨는데 신문을 보고 알았다니, 자주 찾아뵙지 못한 죄송스러움이 가슴을 채웠다. 그러면서 참 훌륭한 선생님이셨는데 이제 뵐 수 없게 되었구나 하는 허전함이 엄습해 와, 나는 한동안 멍한 상태로 있었다. 김종서 박사님은 훌륭한 교육자셨다. 훌륭한 가장이셨다.
사색과 성찰
남지심
2014.09.0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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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계속되고 있어 아침에 눈 뜨기가 겁난다. 꿈을 피워보지도 못한 많은 학생들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육군 사병의 총기난사 사건, 병영 내 폭력에 의한 병사의 안타까운 죽음, 김해 여고생 및 포천 빌라 살인사건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일들이 그것이다. 본질에 앞서 기성세대로서 막중한 책임감과 한없는 부끄러움이 밀려드는 하루하루이다
사색과 성찰
김종규
2014.09.0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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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이 강했던 어머니는 절이나 집에서 오직 부처님만을 입에 달고 사셨다. ‘나무아미타불……’ 같은 말이 입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나무를 봐도, 봄날 새 나물이 나와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부처님, 부처님’ 하고 어머니 입속에서 부처님이 떠나지 않았다. 무엇을 그렇게 애타게 빌었을까. 그
사색과 성찰
신달자
2014.09.0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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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이 1920년대 중반기에 나온 만해(萬海)의 《님의 침묵》은 초창기 우리 근대 시단의 물굽이를 바꾸어낸 사화집이다. 그러나 발간 직후부터 오랫동안 이 시집에 대한 우리 문단 안팎의 반응은 미미했다. 난해한 것이 그 소외현상의 중요 요인이었는데 이런 외면 상태가 어느 정도 극복된 것이 1960년경이었다. 이때 만해 시 재발견의 선진을 담당한 비평가 가운
사색과 성찰
김용직
2014.09.0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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