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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25 전쟁 통 추운 겨울, 열두세 살이나 되었을까, 여자아이 하나가 병원으로 실려 갔다. 피난 트럭에서 떨어져 온통 피투성이가 된 몸이었다. 부모님과 헤어져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무작정 타고 가다 횡액을 만났다. 여자아이는 코 큰 선교사가 차린 병원에서 몇 달을 지냈다. 겨우 몸을 추스르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경을 넘어 돌아온 집, 구석
사색과 성찰
김충현
2017.06.0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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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 봄꽃이 한창이다. 벚꽃 진 자리에 철쭉과 라일락, 조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득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꽃송이가 바람에 몸을 뒤치는 줄 알았는데, 나무와 나무 사이에 알록달록 피어 있는 게 꽃등이었다. ‘아, 부처님 오신 날이 머지않았구나.’ 크리스마스트리에 불이 켜진 걸 보고 성탄절 시즌이 된 걸
사색과 성찰
김희숙
2017.06.03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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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불교의 여성성불 사상》이란 책을 펴냈다. 늦깎이로 동국대학교에 들어가 공부한 끝에 박사학위로 제출한 논문을 조금 수정해서 낸 책이었다. 책을 내고 났더니 몇 군데서 격려를 해주었다. 불교진흥원에서는 원효학술상 수상작으로 선정해 상찬을 해주었고, 작년에는 청호불교재단에서 또 학술상을 주는 것이었다. 친구들은 늦복이 터졌다고 꽃다발을 안겨주었다.
사색과 성찰
이창숙
2017.06.0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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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매주 한 번씩 몇 사람이 모여 명상 시간을 갖는다. 명상을 먼저 시작한 인연으로, 명상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모아 안내를 맡고 있다. 그분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요즘 사람들은 정신적 행복감에 많이들 목말라 하는 것 같다. 이는 명상 인구가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명상을 한다’는 것만으로 이들의 바람이
사색과 성찰
이용성
2017.06.0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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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절을 가보았지만, 그중 특별히 마음속에 남아 있는 곳이 있다. 웅장한 곳보다는 작은 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오래된 절, 또는 이야기가 있는 절이 오래오래 마음을 차지한다. 전북 완주 경천면에 있는 화암사는 금산사 말사로, 한적한 마을 길을 지나 호젓한 오솔길과 산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야 만나게 되는 조그만 절이다. 산속에 꼭꼭 숨겨져 있어 마치 길이
사색과 성찰
나혜경
2017.06.03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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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정원, 조선왕릉에 가면 곱게 단장된 잔디가 있습니다. 안내판을 읽고 느린 걸음으로 능역을 산책하면 역사가 살아납니다. 말없이 누워 있는 무덤의 주인들이 역사를 들려줍니다. 잔디에 앉아 타임머신을 타면 긴장된 역사의 현장이 파노라마로 펼쳐집니다. 왕릉은 으스스한 묘지가 아닙니다. 세련되게 꾸며진 정원입니다. 낙락장송이 즐비한 고급 정원입니다. 삼림욕을
사색과 성찰
이우상
2017.06.0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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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불가에서 왜 그토록 ‘고(苦)’의 문제를 맨 앞에 놓고 사유하였으며, 그것을 마침내 ‘고성제(苦聖諦)’라고까지 부르면서 이로부터 이고득락(離苦得樂)의 불법을 전개해 나아갔는지 뼈저리게 공감하는 때도 달리 없다. 그럼에도 봄날은 왔고, 봄날 속의 꽃들은 꽃대궐을 이루며 화엄(花嚴)과 화엄(華嚴)을 가르친다.
사색과 성찰
정효구
2017.06.0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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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스님이 누구더라? 배추 씻다가 이파리 하나를 주우러 골짜기 저 아래까지 헐레벌떡 뛰어 내려갔다는 스님?” 이는 절 생활의 절약정신을 나타내는 흔한 이야기이다. 내게 이 이야기를 물었던 친구는 그렇게 절이 좋아서 불자가 되었고, 채식 생활이 좋아서 채식의사회 회장이 되었다. 채식은 동물의 목숨을 살리고, 자기 건강을 살리고, 지구
사색과 성찰
김광수
2017.06.0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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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에서 작은 소임을 하나 맡고 있다 보니 한가한 시간 없이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산중 생활이란 게 조금은 넉넉하고 여유가 있어야 묘미가 있는 건데, 소임을 맡게 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일부러라도 가끔 절 경내를 천천히 포행하곤 합니다. 그러다가 마음이 동하면 절 아래 밭둑까지 걸어가 보곤 하지요.요즘은 봄빛이 완연해
사색과 성찰
원행 스님
2017.06.0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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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농담처럼 말한 사실이 있다. “우리 집은 개집이 30평이다”라는 말이다. 20년간 3층 주택 집주인으로 살면서, 집 옥상에서 몰티즈 종 개를 키웠다. 옥상에서는 또 화분에 고추며 방울토마토, 깨 등을 키워 여름철 내내 간단한 채소를 얻었다. 그러다가 작은 빌라로 이사했다. 지난해 일이다.묶은 짐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특히 창고에서
사색과 성찰
안직수
2016.12.14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