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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사람과 마주칠지 모르니 악연(惡緣)은 만들지 말자고 다짐했던 적이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20세기 때 일이다.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시인이 되고, 그해 말쯤 한 중앙 일간지의 출판국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사람들을 만나 내 소개를 하다 보면 직장을 밝히고 문학잡지 한두
사색과 성찰
조현석
2017.11.3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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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부탁이 남이 보면 청탁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선물이 남이 보면 뇌물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단합이 남이 보면 담합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할 땐 정과 의리지만, 남이 볼 땐 부정과 비리일 수 있습니다. 소위 ‘김영란법(청탁금지법)’과 관련해 많은 국민의 가슴속에 깊이 공감된 2014년도 공익광고 ‘정과 의리
사색과 성찰
강태진
2017.11.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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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하동 평사리문학관 레지던스 입주작가로 들어와 있다. 종일 책 읽고 글 쓰고 산책하는 것이 일이다. 창문 열면 지리산이 푸르게 들어온다. 지리산은 육산(肉山)이다. 바위가 아닌 흙으로 이루어진 산. 어머니의 산이라고 한다. 능선은 뾰족하지 않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전부터 사회에서 핍박받고 쫓겨난 사람들이 숨어들곤 했고, 지리산은 그
사색과 성찰
함순례
2017.11.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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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지금 행복하십니까?” 물론 여러 가지 소소한 행복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그동안 필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열 가지 행복 창조 비결을 권하고자 한다. 1.행복도 불행도 내 작품이다. 2. 내가 인(因)이요, 남이 연(緣)이다. 3. 구걸하지 말고 창조하자.
사색과 성찰
월호
2017.11.3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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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도가 법당에 들어가 삼배를 하는 것은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여 삼독을 제거하겠다는 다짐의 의미가 있다. 이는 스님이나 일반 불자나 다 마찬가지다. 한 가지 짚어볼 일은 재가불자가 스님들에게 삼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성철 스님이 봉암사 결사 때 ‘조선시대의 억불정책으로 수행자의 위상이 나락으로
사색과 성찰
주현
2017.11.3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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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문예비평가 중에 에토 준(江藤淳)이라는 사람이 있다. 영문학을 전공한 그가 2년간 미국에 유학하고 낸 책이 《미국과 나》다. 자식이 없는 그는 개를 키웠는데 개와 함께 지낸 6년의 사연을 기록한 수필집이 《개와 나》다. 50대에 발간한 그의 비평집 제목은 《비평과 나》다. 1998년 그와 평생을 함께한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아내를 간병하고 영
사색과 성찰
이숭원
2017.11.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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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의 계절이라 그럴까, 미당의 시가 향기로 사방에서 스며든다. 생전의 스승님 모습, 특유의 미소까지 다가온다. 미당은 젊었었고 우리는 푸르렀던 옛날 어느 강의실에서 ‘존재의 영원성’을 힘주어 열강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때 예문으로 시 〈춘향유문(春香遺文)〉을 읽어주신 것 같다.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중략) 천 길 땅 밑을 검은 물
사색과 성찰
박정희
2017.11.3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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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에 친구와 우이동의 한 카페에 갔을 때의 일이다. 북한산이 바라다보이는 전망이 아름다운 자리에 앉아 한동안 풍경을 감상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겨울인데도 창문 밖으로 송홧가루가 날리며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겨울에 웬 송홧가루가 날리는가 놀랍고 이상하여 카페 주인에게 물었다. 주인도 우리가 앉아 있는 쪽으로 다가와 보더니 송홧가루 같다며 대수롭
사색과 성찰
김선숙
2017.08.2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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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도 냄새도 없이 천지는 언제나 써지지 않은 경(經)을 되풀이 읊고 있나니. 일본에서 농민철학자라거나 농민성자로 불리기도 하는 니노미야 손토쿠는 천지, 즉 우주를 하나의 경전으로 인식했다. 경전이란 ‘종교의 교리를 적은 책’을 이를진대, 우주를 경전에 빗대면서 ‘써지지 않은 경전’이라고 했으니, 이 말은 우주란
사색과 성찰
오인태
2017.08.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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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합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 우리는 뭐라고 대답을 할까. 사실 ‘행복’이라는 추상명사에 실체적 존재감을 느끼기에는 우리 사회나 필자의 주변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역사적으로나 시대상황으로나 우리만큼 ‘행복’이 간절한 곳이 어디 있을까? 그래서 필자는 ‘행복&
사색과 성찰
황평우
2017.08.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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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들머리에 경주 남산을 다녀왔다. 어느 잡지사의 청탁을 받아 열암곡, 침식골, 양조암골 등을 둘러보고 글을 쓰기 위해서였다. 경주 남산 답사가 처음이라고 하자 잡지사의 편집자는 산책하듯 천천히 둘러본 뒤 편하게 써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답사를 가던 날 나는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작은 배낭에 물과 간식거리를 넣은 뒤 오래된 등산화를 신고 집을 나섰
사색과 성찰
손홍규
2017.08.2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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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며 심신의 치유를 꾀하는 ‘힐링(Healing)’이 사회적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잘 먹고 건강하게 살자는 ‘웰빙(Well-being)’에서 상처받고 지친 자아의 자존감을 되찾으려는 정신적인 치유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도시 생활의 각박함과 경쟁사회의 치열함으로 인한 스트
사색과 성찰
임채성
2017.08.2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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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화를 시작하여 10년이 되던 2004년 6월 학고재에서 첫 전시를 열었다. 인사동 학고재 3개 층 전관에서 4주간 열린 전시 첫날, 아침부터 쏟아지는 폭우 속에 첫 손님으로 탤런트 고두심 씨가 와서 전시장을 둘러본 뒤 작품을 구입했다. 첫 전시, 첫날, 첫 손님이 첫 번째 구매자가 된 것이다. 고두심 씨가 마수걸이를 한 뒤 모든 작품이 매진되었고, 만 원
사색과 성찰
김영택
2017.08.2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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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불교의 인연은 1954년부터 1962년경까지 벌어졌던 불교정화운동과 관련이 있다. 그때 고등학생이었던 내 집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마산불교 포교당은 대처승들이 자리한 포교당으로 불교정화운동의 거점이 되었던 곳이다. 불교정화운동은 한국불교 전통 재건과 불교근대화운동을 내용으로 하는 불교 내 자정운동이라고 할 것이다. 직접적인 계기는 1954년 5월
사색과 성찰
조병무
2017.08.2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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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에 전하는바 조선의 세조임금이 오대산 가는 길에 잠시 들렀다는 절이 양평 상원사다. 세조임금의 행차가 당도하여 참배하니 용문산 중턱에서 불보살의 진신이 하강했다 한다. 그런 전설 때문일까, 요즘도 새벽이나 한밤중 대웅전 앞 탑 주변을 걷다 보면 달무리가 내려앉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곤 한다. 상원사에 용문선원이 개설된 것은 30여 년 전이다. 선원장 의
사색과 성찰
변윤
2017.08.2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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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월 초 나는 한 영화관을 찾아 영화 〈박열(朴烈)〉을 보았다. 내가 이 영화 상영관을 찾게 된 것은 최범술(崔凡述, 1904~ 1979) 효당사(曉堂師)가 일제강점기 일제의 심장부 도쿄에서 반제국주의 아나키스트 열혈 청년 박열(1902~1974)을 불령사(不逞社) 동지로 만나 벌인 항일투쟁 과정을 어떻게 그렸나가 궁금해서였다. 영화는 1923년 9월
사색과 성찰
오윤덕
2017.08.2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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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진 날 미술평론가 윤범모 교수가 이끄는 지인들과 통도사를 들렀다. 일행 중 〈한겨레〉 노형석 기자의 설명을 들으며 통도사를 돌아보는 맛은 새삼스러웠다. 그의 문화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다양한 미학적 시선이 우리 일행의 고개를 끄떡이게 하면서 귀를 즐겁게 했다. 절의 건축과 그림뿐만 아니라, 풍수지리적으로 이 절이 어떻게 생성하였는지 등 그의
사색과 성찰
김영탁
2017.06.0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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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 솨- 쏴아- 항아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본다. 시퍼런 댓잎들이 스치며 내는 은빛 파도 소리가 들려온다. 들녘 햇살을 담은 곡식과 바람이 날라 준 생명체(효모)를 머금은 누룩, 그리고 청정한 물이 만들어내는 삼중주다. 효모의 강약에 따라 크고 작은 포말(거품)이 리드미컬하게 솟았다 터지고 또 솟고 잔잔해진다. 술이 익어가는 소리다. 효모에 의한 발효
사색과 성찰
정은숙
2017.06.03 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