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과 교육문제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생존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인식된 교육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막연히 전망했던 원격교육과 디지털 학습이 강제로 앞당겨지면서 지난 2년간의 교육계는 대면과 비대면을 오가는 블렌디드 학습의 실험장이 되었다. 잘 설계된 실험장이기보다는 혼란과 위기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일종의 생존 시험장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2년 동안 화상으로만 강의하다 보니 이제는 전면적인 대면 강의로 전환될 경우 강의 현장이 상당히 어색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인간의 적응력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1. 머릿말현대사회는 하루가 멀다고 느낄 만큼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등 고도의 정보기술과 과학문명을 특징으로 하는 시대에 걸맞게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는 트렌드가 된 지 오래되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로 학교교육만으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변화가 요구되었다. 따라서 평생 배워야만 사회의 흐름에 부응하고 살아갈 수 있는 평생교육의 시대가 되었다. 이와 같은 교육환경의 변화에 따라 전국적으로 많은 사회교육 또는 평생교육 기관의 설립이 이루어짐으로써, 학령기가 지났어도 기회가 없었던 사람
들어가며연년생인 언니가 한 해 빨리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자 언니를 따라 너무나 학교에 가고 싶었던 여섯 살 어린 동생은 어머니를 졸라 초등학교 부설 병설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다. 여섯 살 아이는 그때부터 난생처음으로 부모가 아닌 선생님으로부터 교육을 받게 되었고 이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40년간 학교교육을 경험하고 있다. 그간의 받은 교육 덕분에 중등학교에서 교육을 이끌어가는 교육자가 되었다. 이제는 교육적인 것에 대한 이론과 해석을 내놓는 교육학자가 되어 밥을 먹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학교교육의 현실’이라는 연구 주제는
1. 여는 말 우리는 지금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초생산의 시대, 가상현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소프트웨어의 초연결 시대, 융복합화된 초통합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다. 이러한 변화와 변혁의 한가운데서 머무를 자리와 나아갈 바를 찾고자 안간힘을 쓰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새삼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 이런 시점에 ‘바람직한 가정교육’ 나아가 ‘불교의 지혜’를 조합한 논제가 주어졌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유형 중 1인 가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1. 머리말우리에게 교육(敎育)은 우선 문젯거리로 다가온다.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과 공교육의 약화, 그로 인한 사교육 팽창 등이 우리 교육을 말하고자 할 때 먼저 떠오르는 문젯거리들이다. 그것에 더해 2000년대 들어와서 부각된 가정이나 지역 배경에 따른 교육격차 문제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하여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렸다. 비대면 원격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적 차원의 문제를 시작으로 혼자서 공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자기주도성에서 가정의 지원 정도에 따라 현저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왜 교육이 문젯거리가 되어버린
1. 포스트휴먼 시대의 도래고타마 싯다르타가 출가를 결심했을 때의 이야기다.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며 만류하는 숫도다나왕에게 태자는 네 가지를 들어주면 출가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 네 가지란 영원한 젊음을 누리며 늙지 않는 것, 영원히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이별하지 않는 것이었다. 만약 2,600여 년 뒤에 태어났다면 숫도다나왕은 아들의 출가를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종교적 구원의 길을 떠났던 고타마 싯다르타와 달리 2,600여 년 뒤의 인간은 과학과 기술의 눈부신
불교평론 뇌허불교학술상 2022년도 수상자 발표《불교평론》이 제정한 ‘불교평론 뇌허불교학술상’ 2022년도 수상자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수상자 : 유근자(동국대학교 초빙교수)- 수상저서 : 《조선시대 왕실발원 불상의 연구》 • 심사위원 : 위원장 | 이혜숙 위원 | 김성순 김응철 명법 박병기 서재영 이병욱 장성우 허우성 홍사성 시상식• 일시 : 2022년 12월 22일(목) 오후 6시• 장소 : 불교평론 세미나실(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상금 : 500만 원 불교평론 ▣ 수상자 프로필 - 유근자(동국대학교 초빙교수)▣ 약
1. 종교정책의 변화 추세공산주의 사상에서 종교는 반동적 의식 형태에 속한다. 그럼에도 중국공산당은 초기부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정책을 취하였다. 종교의 보장 여부가 다양한 대중을 포용하는 통일전선의 구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중시하였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은 정치적 효용성을 고려한 소극적인 용인에 가까웠다. 종교 자체에 대한 공산당의 부정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그 부정적인 입장이 노골화되어 종교 말살 정책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중국공산당의 종교정책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덩샤
[권두언]- 중국불교의 새로운 변화 / 이병욱[특집] 현대 중국불교의 현실과 전망- 문화대혁명 이전 사회주의 중국의 불교 / 김영진- 문화대혁명과 중국불교 / 서대원- 마르크스주의와 불교 그리고 그 이후 / 지혜경- 중국공산당 불교 정책의 역사적 변천과 현재 / 강경구- 현대 중국불교의 발전을 이끈 불교인들 / 전영숙[사색과 성찰]- 병 속의 새 / 장영우- 이치도 미묘하고 현상도 신기한 언어 / 호병탁- 임진강 돌과 무위의 추상조각 예술 / 최동호- 아버님과의 이별 준비하기 / 나민애- 부처님 오지랖과 서정주 그리고 고은 / 이경
✽불교소설은 불교문학 진흥과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을 위해 ‘재단법인 보덕학회’의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1.1367년 시월 그믐, 자시가 지난 시각이라 사방이 지척을 분간하기 힘든 어둠에 묻혀 있었다. 문틈으로 들어온 찬바람이 등촉을 건드리자 별실에 모인 열한 명의 그림자가 벽에 어른거렸다. 첨의재상 오인택의 집이었다. 내로라하는 전직 현직 고려 핵심 세력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전에 뭐라고 했습니까? 지금, 그 근본 없는 중놈이 나라를 망치고 있지 않습니까? 응양군 상호군 조린이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애
필자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은 개인적으로 동국대에서 여성학을 강의했던 이력과, 그간 ‘국제참여불교 네트워크(www.inebnetwork.org)’에 참여하며 만난 여성 출가자들이 정규의 출가 절차를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우리는 쉽게 비구니 스님을 만날 수 있고, 심지어 ‘대한불교 보문종’이라는 비구니 스님들만의 종단도 있는 데 비해서, 실지로 남방불교권에서 비구니 출가가 공식화되지 않음을 들었을 때는 매우 놀라웠다. 그러므로 한국의 비구니 승가 전통에 대한 해외 불자의 관심도 클 수밖에 없는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아널드 토인비(Arnold Toynbee, 1889~1975)는 불교의 서양 전래를 20세기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서구 사회에 미친 불교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기독교와 불교의 만남이 현대인들에게 흥미 못지않게 큰 당혹감을 불러일으킨 것만큼은 분명하다. 신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는 기독교와 신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불교 사이의 거리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한 조우(遭遇) 이상의 교류가 두 종교에 가능할까? 불교와 기독교의 교세가 엇비슷한 우리 사회
1.2000년대는 새천년에 대한 대망에서 출발했다. 뉴 밀레니엄의 첫 세기로서 21세기는 지난 시대를 지배해 왔던 가치와 담론을 수용과 변화로 갱신하면서 새로운 천년을 시작했다. 특히 정보혁명으로 ‘새로운 제3의 물결’이라고 불릴 만큼 비약적인 문명을 이룩한 이 시대는 컴퓨터의 공급과 인터넷의 발달을 통해 본격적인 디지털 사회를 열었다. 21세기의 문학은 ‘인문학의 위기’라는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탈장르와 융복합을 표방한 담론들이 생산되었다. 한국문학을 이분화했던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은 다양한 문학적 담론의 스펙트럼으로 분화되고 탈경
흔히 ‘초기불교’ 혹은 ‘남방불교’ ‘상좌부’ 등으로 불리는 테라와다(Theravāda) 불교전통은 지역적으로는 남아시아 전역에 분포된 불교전통을 지칭한다. 이들의 대표적인 언어는 빨리(Pāli)라 불리는 성전 언어체계이며, 경-율-논을 포함한 삼장(三藏)은 물론 이를 근본 텍스트로 삼은 방대한 주석서와 해석을 담은 논서들도 보유하고 있다. 삼장은 빨리 언어체계로 전승되고 있는 반면, 주석서와 논서들은 빨리뿐만 아니라 지역 언어들로도 제작 · 전승되고 있다. 이 불교전통이 지닌 기본적인 세계관은 삼장을 통해 전해지고 있지만, 사실
1. 생애월폴라 라훌라(Walpola Rāhula, 1907~1997)는 1907년 5월 9일 스리랑카 남부, 갈레(Galle) 지역의 월폴라(Walpola)라는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본명은 헷띠고다 가마게 돈 헨드릭 드 실바(Hettigoda Gamage Don Hendrick De Silva)였다. 그는 어린 시절 마을 학교에 다녔다. 하지만 그는 학교에서 장난쳤다고 체벌을 가하겠다는 선생님과의 의견 차이로 학교를 떠났다. 교장은 체벌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는 어떤 체벌도 거부해서 그의 학교생활은 끝났다.그 후
1. 머리말불교가 중국에 전해진 것은 서한(西漢)의 무제(武帝)에 의하여 ‘실크로드’라고 칭해지는 서역과의 교통로가 개척되어 상인들이 왕래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불교를 받아들이고 신앙하게 된 것은 동한(東漢) 시기에 시작된 일이니, 최소한 백 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친 셈이다. 이렇게 불교가 중국인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원인에는 선진(先秦) 시기 이전부터 형성된 ‘이하지방(夷夏之防)’의 의식이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척박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변 소수민족들의 비옥한 중원을 노린 침
선시란 무엇인가. 선시란 ‘진리의 깨달음이 담겨 있는 시’ ‘깨달음의 노래’로서 그 기원은 불교 경전의 게송에서 찾을 수 있다. 경전의 내용이 함축 요약된 선시가 지닌 함의는 매우 깊고 광대하다. 그래서 선시는 일반 시와는 다르게 무언가 어렵고 모호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과 언어개념으로는 깨달음을 이룬 붓다나 선사들의 시를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지 모른다.그러나 깊이 있는 지혜와 사유로 통찰한다면 선시 속에는 무궁무진한 진리의 가르침이 오롯이 함축되어 있으며, 나아가 그
1. 머리말 불교에 대한 여러 수준의 담론은 논자의 의도된 소용 이외에 누구를 위해 왜 필요한 것일까. 새삼스러운 자문자답이지만, 그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 등 모든 생명의 궁극적인 삶의 가치와 행복을 얻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불교의 두 가지 근본정신인 지혜와 자비를 바탕에 둔 견해다. 이를 현실적 차원의 언어로 바꾸어 말하자면, 먼저 현재 불교를 신행하는 사람들을 위함이며, 다음으로는 장차 불교에 귀의하게 될 사람들을 위해서이다. 궁극적으로 불교를 대상으로 하는 담론은, 현재이든 미래이든 불교에 귀의하게 될 모든 사람
어린 시절 내가 자란 곳은 소백산 아래 풍기다. 5백여 년 전 양주에서 홍건적의 난을 피해 남으로 피란해온 곳이 영주시 장수면 토계. 송가만 사는 집성촌이다. 50여 집이 종씨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경찰 간부로 있었던 아버지가 공직을 그만두시고, 외가댁과 친구분이 많은 풍기에 안착하였다.어렸을 때, 간혹 기억이 나는 것은 대여섯 살 때쯤 절에 갔던 일이다.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소백산 죽령 중턱에 있는 백룡사(白龍寺) 신도였다. 백룡사는 소백산 죽령 도로 밑, 큰 바위와 바위 사이에 있는 작은 절이다. 나중에 들은 말로는 우리 집에
벽제를 지나가네연기로 덮인 마을 승화원 굴뚝에서여기저기 갈빗집에서 생과 사 긴긴 여정이 길 하나 건너였네 — 시집 《시가 피다》(책만드는 집, 2022) 두마리아2017년 《좋은 시조》 등단.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