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소설은 신문학 이후에 국문학의 제재나 소재 전통을 계승해 왔다. 설화를 재구성하는 인물 중심의 불교소설이나 배경 중심의 공간소설이 그 주류를 이루어왔다. 필자의 지나친 생각일 수는 있지만, 현대소설로서의 새 지평을 보류한 채 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문학으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는 다분히 불교적 진리를 윤리적 측면에서 수용했거나 아니면 단순한 소재적 국면에서 수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학의 윤리적 역행성이 불교 교리의 소설 수용에 제약을 가한 탓에, 삶의 모습이나 인간의 본체 규명에는 미치지 못했던
-정찬주 불교소설 〈천강에 비친 달〉 외 1. 경전 소설과 비경전 소설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불교소설은 침체의 늪에 빠진다. 《만다라》의 작가 김성동의 장편소설 《꿈》(2001, 창작과비평사)이 발표되고, 한승원의 《초의》(2003, 김영사)와 《소설 원효》(전 3권)(2006, 비채) 그리고 정찬주의 《만행》(2000, 민음사), 《아, 관세음보살》(2
-고은의 《화엄경》과 황충상의 《무명초》를 중심으로1990년대에 발표된 소설을 일별하기 전에 먼저 전제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먼저 1990년대 이전 혹은 90년대에 등단하여 불교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가들의 모든 작품을 거론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예컨대 하나의 예로, 1982년에 등단하여 1994년 소설 《유마경》을 쓴 정찬주의 불교소설을 유보할 수밖에
1980년대는 국내 정치사상 간과할 수 없는 격동의 시대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민주화 이행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군의 고문치사 사건, 이한열 열사의 사망, 그리고 5 · 18 광주민주화항쟁으로 인해 정치적인 혼란과 함께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시기였다.이 시기 작단(作壇)의 판도는 월남전,
-조정래의 〈대장경〉과 김성동의 〈만다라〉1970년대 우리 사회는 다각적으로 진행된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자유화 투쟁이 전개되고, 경제적으로 급속한 산업사회 이행과 함께 문화적으로는 소비문학적 현상의 하나로 상업주의소설 혹은 이른바 ‘호스테스 소설’이 팽배하였던 시대이다.이러한 사회풍조를 70년대 소설은 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과는
-김동리와 김정한의 경우 1960년대의 한국은 4 · 19와 5 · 16이라는 역사적 전환을 기점으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 정치적으로는 유신체제라는 분수령으로, 1960년대는 경제적인 도약 준비기로, 70년대는 고도성장의 산업사회로 이양된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이 문학의 흐름에 결정적인
1. 전후(戰後) 공간에서 불교소설의 가능 지평을 열다해방의 감동은 무질서와 혼돈, 그리고 이데올로기 대립의 양상을 낳았고, 친일 척결 이 미해결된 채 한국전쟁(6 · 25)은 우리 민족에게 또 다른 충격을 주었다. 해방 직후 5년간의 민족사적 과제를 미해결 상태로 남겨둔 채 다른 양상을 대립으로 겪어야 했다. 예컨대 친일 변별에 대한 논쟁과
- 이광수 〈꿈〉 김동인 〈조신의 꿈〉과 한용운 〈박명〉 불교는 마음의 종교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종교이다. 불교는 비언어적 마음을 바탕으로 성취된다. 본체는 언어 이전의 것이며 비언어적인 것은 침묵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선(禪)은 비언어화의 시적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그러한 선어적 인식으로 소설이 써졌을 때, 그 소설은 불교소설의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