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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오지 않고달이 오네 그대 오지 않고달이 가네 그대 오지 않고달이 지네 지구 하나가아득한 절벽 아래로툭, 떨어지네 — 시집 《달의 빚는 남자》(문예바다, 2023) 김선영1962년 《현대문학》 등단. 《사가(思歌)》 《허무의 신발가게》 《라일락나무에 사시는 하느님》 《쓸쓸한 것들을 향하여》 《달을 배웅하며》 등. 현대시학상, 한국문학상 등 수상.
내 마음의 시
김선영
2024.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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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육은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교육’이라고 배웠습니다. 따라서 삶에서 만나는 모든 존재는 나의 스승이며, 마주하는 모든 일은 배움의 연속이고, 수련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시로 잊는 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배운다’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신학생 시절부터 이웃종교 간 대화 모임에 참석하거나 그와 연관된 교육에 참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신학대학원 운동장은 화계사와 수유1동 성당 그리고 송암교회가 매년 이웃사랑 바자회를 여는 ‘나눔의 공간’이면서, 때때로 화계사 스님들과
사색과 성찰
이현아
2024.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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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이미 70, 고희의 노인이 되었다. 그러나 47년 전 젊고 패기 있었던 청년 대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좋은 인연으로 이어진 한 사람이 있다. 나는 당시 ROTC(학군단 장교 후보생) 2년 차 후보생의 신분으로 대학교 4학년이었는데, 광주에 있는 모 사단에서 한 달 동안 땀을 흘리며 군사훈련을 마친 때였다. 부모님께서 살고 계시는 경상남도 하동읍에 가려고 순천에서 시외버스를 갈아타야 했다. 지리를 잘 몰라서 한 젊은 여성에게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을 물었다. 그녀는 송광사로 가는 길이었는데 마침 시간이 남아 차표를 산 뒤
사색과 성찰
이승열
2024.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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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늦가을 아침이었습니다. 그날따라 돌풍이 심하게 불었습니다. 대문이 덜커덩거리고, 집 앞의 큰 은행나무 잎들이 거센 바람결에 사방 흩날렸습니다. 우수수 우수수 쏟아지는 노란 은행잎들에 섞여 부고(訃告)도 한 닢 툭, 떨어졌습니다.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춘천에 사는 후배로부터 마근 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게 된 것이었죠. 느닷없는 일이라 갑자기 심장이 벌렁벌렁. 종교가 다르지만 수십 년을 지친처럼 지내오던 스님, 마근 스님이 딴 세상 분이 되시다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요즘 들어 친한 동무들의 부고를 심심찮게 받긴 합니다
사색과 성찰
고진하
2024.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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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부여군 내산면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마을 모퉁이에 아름다운 교회가 있었고 누이와 동네 친구들을 따라 주일학교에 다녔다. 예배는 지루했지만 노래와 선생님의 재미난 이야기 그리고 레크리에이션은 농촌 문화 속에서 새로운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진지하게 묻던 무렵 기독교 신앙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종교 체험을 했다. 그 후 신학대학을 가고 목사가 되었다.어려서부터 청소년기까지 불교를 접한 기회는 절에 간 것밖에 없다. 그것도 소풍 가면 유명한 절을 둘러보는 정도에 그쳤다. 기억
사색과 성찰
심광섭
2024.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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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구도 과정에는 십자가의 요한이 말하는 ‘영혼의 어두운 밤’이 있다. 그것은 어떠한 영적 진보와 정진이 불가능하며 철저히 혼자임을 느끼는 고독 속에서 인간의 연약함을 마주하는 고난의 시간이다. 그것은 진리와 참나(眞我)를 찾아 떠나온 순례자에게 깊은 절망감을 주며, 가르멜수도회의 아빌라의 데레사의 말처럼 사라져버린 신의 빛을 찾기 위해 눈물을 흘리게 한다. 영혼의 어두운 밤은 나에게도 찾아와 존재를 모두 삼켜버렸다. 그것은 존재의 근원에 대한 불안감, 진리에 대한 타는 목마름과 전통적인 유교 사회에서 여자로서 신학을 공부하
사색과 성찰
김나경
2024.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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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크리스챤아카데미 창립기념식에 많은 손님이 초대되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이 부처님오신날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님이 축사를 하러 오셨습니다. 원장이셨던 강원용 목사님과의 개인적 연분도 있어 사양하지 못했다면서 말씀하셨습니다. “하필이면 왜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에 오게 했습니까. 우리는 일 년에 하루 벌어 먹고사는데…… 그런데 목사님들 보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매주 벌어 먹고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불교 쪽으로 넘어오시지요……”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지요.여해 강
사색과 성찰
채수일
2024.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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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일부 개신교인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템플스테이’다. 가톨릭의 경우에는 피정(避靜)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일상생활을 벗어나 수도원 같은 곳에 가서 조용히 자신을 살피며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데, 개신교에는 딱히 그럴 만한 곳이 마땅히 없다. 그나마 비슷한 것이 있다면 기도원일 텐데, 그동안 한국 교회의 부흥을 이끌었던 기도원은 조용함이나 고요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개신교인들도 이런저런 곳을 찾아 피정을 다니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가톨릭의
사색과 성찰
이은경
2024.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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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교미술의 현대화 문제삼국시대 이래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불교미술은 한반도의 대표적 조형 활동으로 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현대사회에 들어 불교미술은 과거의 영광에만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다. 오늘의 불교미술에서 시대정신은 실종된 듯하다. 한마디로 찬란했던 불교미술의 전통은 오늘날 창조적으로 승계되지 않고 있다. 무엇 때문에 낙후된 모습조차 벗겨내지 못하고 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전통 불교미술을 공부하면서, 또 평단의 말석을 차지하고 있는 입장에서 우리 불교미술의 미래를 염려한 주장이라고 할 수
불교미술 현대화
윤범모
2024.03.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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